요즘은 유난히 황혼이라는 낱말을 많이 듣는다. 그 안에는 기쁨보다 아픔이, 즐거움보다는 서글픔이, 진(津)하게 깔려 있어 종종 나를 당혹케 한다.
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 벌써 지천명(知天命:50세)의 나이를 지나 황혼이라는 아쉬움의 시간으로 다가서고..
젊은 날들의 회상, 앞으로의 날들이 지나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짧다는 두려움이 내포되어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황혼(黃昏)이란 참으로 신비스런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.
젊음은 예쁘고 화려하지만 황혼은 아름답고 신비스럽다. 지나간 삶 속에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고,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, 추억을 가꿀 줄 알고,
고독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, 오늘의 가치를 내일을 준비하는 여유가 있어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줄 알기 때문이다.
높고 높은 파란 하늘처럼 뜨거운 폭염을 가셔내고 빨간 병풍으로 산(山)을 물들인 늦가을 풍경처럼 황혼의 모습은 아름답다.
그 풍경에는 익힌 세월에서의 따뜻한 배려가 있고 다른 이들을 껴안는 온기가 있고 자신을 추수 릴 수 있는 자신감이 있고, 항상 고여서 흐르는 사랑의 강물이 있기 때문이다.
혼, 그 신비스런 아름다움.. 서로를 사랑하며 여유 있는 황혼이라는 길을 걷고 싶다. 환한 햇살을 함께 나누며, 아픔을 뒤로한 채.. 당신을 사랑합니다!!..
- 좋은 글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