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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평생 살아온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이었나
구지뽕1
2025. 2. 9. 00:00
한평생 살아온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이었나
한평생 살아온 우리는
서로에게 긴 여정의 쉼터였다.
지쳐 멈춘 날엔 그늘을 내어주고,
웃음이 넘칠 땐 따스한 빛이 되어주었다.
우리는 서로에게
먼 길 위의 나침반이었다.
갈림길 앞에서 방향을 잃을 때마다
작은 손짓으로 다시 길을 찾게 했다.
우리는 서로에게
비 온 뒤의 무지개였다.
견디기 어려운 시간들이 지나간 뒤
남은 하늘에 색을 채워 주었다.
한평생 살아온 우리는
그저 말 없는 거울이었다.
서로의 얼굴에 비친 세월의 자국을 보며
흐르는 강처럼 삶을 이해했다.
이제 묻는다.
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이었을까.
기억이 희미해질지라도, 마음 어딘가에는
언제나 남아 있을 작은 별이었다.
- 김 용수 -